걱정의 집합체
오랜만에 쓰는 일기!
요즘 회사 분위기가 흉흉하다 ... 한바탕 난리난건 꽤 됬었는데, 또 들쑤시고 다니는 작자들.
희망퇴직이니 분사니 권고사직이니 난리가 아닌데, 이럴때일수록 조용히 잘 다니는게 이기는 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내 인생을 되돌아본다던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성찰해본다던가 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
나는 뭘 해먹고 살 수 있을까? 사실 ... 지금은 아무것도 못할 것 같지만, 나는 생활력이 끈질긴 사람이라, 막상 닥치면 뭐든지 하면서 먹고 살 것 같긴 하다.
그런데 같은 회사를 7년간 다니고 30대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무서워진것은 사실이다.
안정적인 생활에 취하면 그리도 무섭다고 하는데 나는 그 생활을 5년 정도 해오고 있는 것이니 변화가 두려운 현실이다.
그리고 요즘 취업시장이 얼마나 차가운가.
내가 가진 능력이 뭐던 간에 대기업도 줄줄이 희망퇴직 권고사직 하는 마당에 내 자리가 있을 것이냔 말이다.
물론 눈높이를 낮춰서 찾아보면 어디든 가겠지만 ... 그게 잘 안되는게 인간의 마음이지 않나.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지, 아니면 이 일에서 내가 최고가 될 수 있는지, 되고는 싶은지도 의문이다.
지금은 일하는게 재밌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아서 계속 해나갈 수 있는 것이지만,
내가 잘해보고 싶은 것들이 없어진 지금 상황이더라도 다른 일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판단이다.
위의 내용과 연결되는 내용인데, 그래서 최근에 직업심리검사를 해봤다.
하면서 나를 좀 돌아보게 됬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명확했다.
예쁜것!(옷이라던지 인테리어 ... ) 미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한 나.
그리고 논리적이고 앞뒤가 분명히 맞고,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것을 좋아하고 적당히 외향적이기도 한 나인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디자인 영업? 잡지 회사 ... 이런 것들 한번 해보고는 싶은데,
내가 좋아하는 분야인 것과는 관계없이 이런 회사들은 분위기가 너무 치열할 것 같다.
그리고 기술을 활용한 직업이 좋은 나로써는 관련된 기술을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근데 그렇게 된다면 나의 7년 커리어는 없어지고 새롭게 시작을 해봐야되는건데 ... 그것도 무섭다.
맨땅의 헤딩이라면 나의 보수도, 이력도 모두 사라지는 것이니까.
그래서 생각한 것은 이 회사에서 지금과 같이 열심히 일을 해보고,
내가 버려졌을때(좀 슬프네;), 같은 직종으로 다른 회사에 지원해보고, 이 일이 나와 맞는게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신입으로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을 위한 경력이라던지 포트폴리오 같은 것들을 개인적으로 쌓아나가야 겠지.
내 나이는 아직 만으로 31살! 그래도 말랑말랑한 나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니 ... 앞을 준비하되 너무 염세적인 입장을 가지지는 않으려 한다.
시골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복순이가 새끼를 낳았다.
새끼 낳고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우리 엄마는 복순이를 임신시키지 않게 하기 위해 발정기때는 집에 묶어두고 같이 산책을 나갈때도 목줄을 꼭 하고 나갔다.
그렇지만 시골에서 키우는 강아지다 보니, 하루종일 묶어 놓을 수도 없고, 바람좀 쐬라고 풀어 놓으면 수컷 새끼들이 어찌나 냄새를 맡고 오는지 ... 무튼 그렇게 복순이는 임신을 했다.
나에게는 애기이고 새끼라서 복순이가 임신한게 좀 속상했다. 우리 복순이만 힘들 것을 아니까.
근데 본능에 따라서 새끼를 가지게 된건데 뭐 어찌할 수 있겠는가.
복순이는 몸집도 크지 않은데 참 영리하고 대견하게도 새끼를 자기 스스로 4마리나 낳았다.
우리 부모님이 복순이를 방치한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그렇게 했다.
실제적으로 우리 부모님은 복순이를 자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우시는 분이다.
나는 또 겁이 났다. 저렇게 작은 몸집의 복순이가 힘들어 하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하다가 정말 나는 걱정의 집합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복순이는 본능에 따라서 새끼를 낳게 되었고, 알아서 스스로 잘 처신하고 있으며 우리 부모님은 복순이의 기력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뿐이면 아닌가.
여기서 내가 걱정을 한다고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기에 자연의 섭리에 따라서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주는 휴가라서 누나랑 복순이를 보러갈까 생각 중이다. 복순이가 스트레스 받지는 않을까? 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간식들을 챙겨서 가야겠다.
집을 내놓은지 3달이나 지났다.
급한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팔리던 말던 내가격에 팔리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팀도 안보러 올 줄이야.
그러는 동안 이 집, 동네에 대한 불만은 더 쌓여만 갔다.
집밖에만 나가면 거리를 활보하며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 사람이 한두명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거의 10명의 아저씨, 할아버지 중 5명 정도가 저러고 다니니 고역이다.
잠깐 무엇을 사러, 산책을 하러 나갈때도 눈쌀이 찌푸려진다.
이런 생활을 3년동안 하다보니 나도 이제 지겨워졌다. 어떻게서든 사는 환경을 바꿔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가격을 조금 낮춰서 집을 다시 내놨다.
시세보다는 조금 높은 가격이라서 여전히 집을 보러오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나는 또 한달 후에 가격을 낮출 예정이다. 적극적으로 행동을 해서 이 동네를 벗어나야 겠다.
지금까지는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겼는데,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게 있으면 완전히 내가 원하는 상황이 아닐지라도 어떻게든 변하고 행동하는게 지금 필요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치과를 다녀왔다. 특별히 불편한 곳이 있는 것은 아니고 검진 겸 스케일링을 받으러 방문했다.
1년만인데 치과는 언제 가도 무서운 곳이다. 다행히도 썩은 곳도 없고 양치도 잘하고 있어서 관리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근데 문제는 나의 구강구조! 나는 부정교합이라서 앞니와 아랫니가 일직선으로 맞닿는다.
그렇다 보니 어금니에 힘이 세게 들어가서 양 어금니에 크랙이 조금씩 가있다.
한쪽은 그래도 금니로 덮어씌웠고, 다른 한쪽은 미세한 크랙이 가있는 상태이다.
의사선생님이 왼쪽 크랙이 있는 어금니가 불편하면 씌우는게 나을 것 같다고 하셨다. 아직은 괜찮다고.
그러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럼, 제 앞니와 아랫니가 맞닿는 것을 교정할 수는 없나요?"
"나이가 25세 미만이면 해볼만 한데 몇살이셨죠?" "31살이요 ... ㅋㅋㅋ"
"아 그럼, 그냥 조금 이가 보통과 다른 구조구나 하고 관리를 잘하셔야 해요. 지금에 와서는 한다고 해도 다시 돌아갈거예요."
내가 많이 걱정을 하는 눈치였는지, 자기 교정 전문의 친구까지 들먹였다.
자기 교정 전문의 친구의 어머니도 나와 비슷한 구조인데도 교정을 안해주시고 관리를 잘 하고 살고 계시다고 ... ㅋㅋ
조금 위안이 되었다.
그래 뭐 이렇게 태어난걸 어떡하겠냐. 크랙이 조금 심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가장 중요한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잘때 이를 앙 물고 자는 상황의 발생을 줄이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는지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