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에르제영 2024. 6. 23. 19:18

 

무더운 여름이다. 오늘도 이런말로 시작을 하는 일기.

 

여름이라 쥐죽은듯이 살려고 했는데, 토요일 저녁에는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너무나 심심한 나머지 오랜만에 갑작스러운 약속에 동참했다.

 

중간에 나오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나를 탓하며. 왜 나는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정말 별거 아닌 일이지만 중간에 나오지 못한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그저 친구들이 실망할까봐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집에 간다고 하면 실망할까봐. 사실 실망을 안할 수도 있는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을텐데. 나는 남에게 안좋은 시선과 평가를 받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과거를 생각해보면 그랬을때가 많았다.

그냥 중간에 딱 자르고 나오는 것을 못하는 성격. 그렇다고 줏대없이 끌려다니는 성격은 아니다. 아닌건 아니다. 명확하게 말을 해야할때는 잘 하는데 또 이런 순간들에는 쓸데없는 눈치를 보며 내 생각대로 행동하지 못한다.

 

사실 아쉬움이 있었던 것일수도 있다. 너무 일찍 끝나버린 바람에 조금 더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중간에 나왔다면 더 베스트한 선택일 것이라는 그런 후회. 무튼 별일 아니고 지나간 일이니 이제는 그만 생각하고 묻어두자.

 

다시, 열심히 해야할 이유와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사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내 생각대로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과 열심히 했을때 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약간 더디게 절뚝대는 몸을 추스리고 다시 한번 달려보기로 했다.

 

잘 될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음가짐을 고쳐먹는 다는 것이 중요하겠지. 다시금 집중하고 나의 모든 능력을 살려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깥 세상은 덥지만 저녁에 불어오는 바람에 모든 것을 날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