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무더운 여름이다. 오늘도 이런말로 시작을 하는 일기.
여름이라 쥐죽은듯이 살려고 했는데, 토요일 저녁에는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너무나 심심한 나머지 오랜만에 갑작스러운 약속에 동참했다.
중간에 나오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나를 탓하며. 왜 나는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정말 별거 아닌 일이지만 중간에 나오지 못한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그저 친구들이 실망할까봐 그랬던 것 같다. 내가 집에 간다고 하면 실망할까봐. 사실 실망을 안할 수도 있는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을텐데. 나는 남에게 안좋은 시선과 평가를 받는 것이 싫었던 모양이다.
과거를 생각해보면 그랬을때가 많았다.
그냥 중간에 딱 자르고 나오는 것을 못하는 성격. 그렇다고 줏대없이 끌려다니는 성격은 아니다. 아닌건 아니다. 명확하게 말을 해야할때는 잘 하는데 또 이런 순간들에는 쓸데없는 눈치를 보며 내 생각대로 행동하지 못한다.
사실 아쉬움이 있었던 것일수도 있다. 너무 일찍 끝나버린 바람에 조금 더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중간에 나왔다면 더 베스트한 선택일 것이라는 그런 후회. 무튼 별일 아니고 지나간 일이니 이제는 그만 생각하고 묻어두자.
다시, 열심히 해야할 이유와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사실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내 생각대로 좋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과 열심히 했을때 나를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약간 더디게 절뚝대는 몸을 추스리고 다시 한번 달려보기로 했다.
잘 될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음가짐을 고쳐먹는 다는 것이 중요하겠지. 다시금 집중하고 나의 모든 능력을 살려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그런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어김없이 바깥 세상은 덥지만 저녁에 불어오는 바람에 모든 것을 날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