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파란만장했던 이번주 ...

에르제영 2025. 3. 17. 22:01

 

해피버스데이 케이크

이번주는 정말로 파란만장했다.

별 다를 것 없이 시작했던 월요일, 화요일이었다.

수요일에 퇴근을 하고 부동산에 들렸다. 평소에 방문하던 부동산이 아닌 다른 부동산이었다.

아주머니와 대화로 부터 시작된 이번주의 다사다난 ...

 

이야기를 하다보니 지금이 집사기 좋은 타이밍인 것 같아서 내것이 팔리기를 기다리기 보다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볼까 생각했다.

목요일 오전 좋은 매물이 나왔길래 퇴근 후 집을 봤다.

금요일에 부동산 아주머니와 함께 집보러 가기 전에 계약이 되어버렸다.

 

아, 내가 그냥 오전에 가계약금을 넣어버릴껄 하고 생각했다.

아주머니와 다른 집들도 같이 보고 결정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찰나의 순간에 매물을 놓쳤다.

나에게 온 기회가 날아간 것 처럼 느꼈다.

 

금요일에 아주머니와 부동산에 가서 세낀 물건을 사려고했다.

물건을 거둔단다. 또 한번 기회가 날아갔다.

 

마지막 남아있던 9층, 이건 수리가 필요한 것 같아서 예산에 벗어났다.

집이 팔리면 사야지 했는데 그것 마저 거래가 된 모양이다. 이렇게 하루 사이에 모든 기회가 날아갔다.

 

토요일, 엄마 생일 파티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일찍 잠들었다가 밤 12시에 갑자기 잠에서 깼다. 핸드폰으로 미친듯이 매물을 찾아봤다.

몇개 괜찮은 매물들이 보인다. 집이 팔리면 그 물건들을 보러 가야지 하고 몇시간 못잔듯 하다.

 

일요일에 집에 와서 봤던 매물 중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보러가기로 중개사분과 약속했다.

갑자기 문자가 왔다. 그 매물 어제 나갔다고. 이런 젠장.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사실 내 집이 안팔리고 움직이기에는 리스크가 크긴 하다.

대출이 추가로 나올지도 모르고 내 집은 어떻게 안팔릴 지도 모르고.

근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조급함이 밀려왔다. 나 지금까지 뭐한거지?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 아파트가 팔리면 매물을 찾아서 계약을 하고 이사를 가면 된다.

근데 타이밍이 너무 안좋은 듯 하다. 내께 언제 팔릴지도 모르고 내가 원하는 매물들은 계속 잠긴다.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느낌이었다. 왜 이런 좌절감을 계속 느껴야 하는걸까?

 

이런 생각을 계속하다 마음가짐을 바꿔버렸다.

너무 조급하지 말자. 너무 기회를 잡았다가 놓쳤다고 생각하지 말자.

세상의 이치. 세상은 내맘대로 안되더라고. 우리 엄마의 말처럼.

 

엄마의 따뜻하고 슬픈 말

조금 손해봐도 된다. 조금 미끄러져도 된다. 조금 엇나가도 좋다.

그냥 마음편하게 내것 팔고 움직이자.

내가 놓친 매물들은 나에게 인연이 아니었겠지. 내 것이 아니었겠지 하고 생각한다.

 

어차피 출퇴근이 힘들어서 이사를 가고 싶었던 거라면 이사가려는 집을 세를 끼고 사면 안된다.

실거주를 할 것이라면 이것을 팔고 새로운 것을 사야한다.

복잡하게 끼워 맞추고 버겁게 움직이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다.

 

내 집이 팔리고 매물이 안나오면 어쩌지? 고민좀 그만하자.

내 아파트는 내가 원하는 가격에 적당한 시간에 팔릴 것이다.

내가 원하는 매물은 적절한 시기에 나에게 올 것이다.

 

나에겐 좋은 기회가 올 것이고 난 그것을 반드시 잡을 것이다.

인생의 긴 여정 중에 짧은 실타래일 지금의 상황을 너무 비극적으로만 보지 말자.

이렇게 파란만장했던 한주가 또 있었을까 하며 일찍 잠에 들어야 겠다.

 

왠지모르게 위로가 되었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