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광복절! 간만에 휴일이 찾아왔다.
요즘 정말 너무너무 바쁜 하루들이 계속되었다. 주말에는 지인들과 여행을 다녀오고, 쉬지도 못한채 월화수를 일로 가득 채워 지냈다.
나는 계획형 인간이라 불확실한 스케쥴이 정말 싫은데, 업데이트를 앞두고 내 하루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과 속에서 바쁘게 일을 쳐내며 지내온 것 같다.
그런 와중에도 운동을 일주일에 4회는 해야된다는 생각과 아침과 저녁 운동을 해야하는지 그런 선택들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쉼이라건 정말 중요하다. 어제는 13시간이 넘는 시간을 일을 하고 새벽에 돌아와서 기진맥진하며 씻고 누웠는데 바로 잠들었다.
오늘이 휴일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휴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내달릴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생활 속에서 여유로운 생각이나 쉼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하루하루가 지나다 보니까,
내 자신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잠깐 받기도 했지만 나는 이런 거에 강한 편이라서 또 금방 이겨내기도 하였다.
요즘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날씨다. 덥고 습하고 ...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날씨가 너무하다.
안그래도 출퇴근이 힘든데, 이런 날씨가 계속되니까 그냥 하루하루가 버텨내는 것만 같고 잠깐의 산책도 허용하지 않는 날씨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여름이 삭제되는 것을 꿈꾸는 나.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이렇게 버텨내는 삶을 살려고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닐텐데. 회사 집 회사 집 ... 일만 하고 살면서 불안한 상태로 계속 지내려고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닐텐데.
잠깐잠깐의 행복한 순간들도 분명히 있지만 매번 나를 관통하는 불안의 심리는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완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당연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도 된 것 같은데, 나는 완전한 무언가를 찾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그렇다면 이런 생활이 바뀌게 될까?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은 짬을 내서 잠시 쉬었다.
오전에는 미용실에 갔다 왔고,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넷플릭스도 보면서 머리를 깨끗하게 비워내기도 했다.
더운 날씨 탓에 내가 좋아하는 산책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하다.
옛날에는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직장 다니면서 주말에는 쉬기만 하는 그런 생활이 게으르다는 생각. 그렇지만 막상 7년동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그 생각과 행동들이 이해가 간다.
회사에서 일을 하고 녹초가 되는 생활을 하다보면 주말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쉬고 싶다. 그렇다고 쉬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도 아니다.
쉬고 있으면 뒤쳐져 있는 것 같고, 뭐라도 더 해보고 싶고, 앞서나가고 싶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찾아나가고 싶다.
그런데 나이를 먹다보니 새로운 시도도 어렵게 되고 모든 것이 현실적인 생각들로 바뀌는 것 같다.
이걸 해서 뭘한다고? 그냥 내 마음 따라서 한번쯤은 그냥 해볼만도 한데 시작도 하기 전에 끝,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산적인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그렇다고 자기계발 책도 많이 읽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해야지 계획을 세워보고자 하기도 하지만,
결국 똑같이 쉬느라 정신없는 주말을 흘려보내고 일주일이 지나간다.
이런 생활이 계속된다면 내가 사는 게 의미가 있는 걸까? 어떤 의미를 찾으려고 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인생에서 정답은 없다지만 정답을 찾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가끔씩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럽다. 복잡한 생각 하지 않고 그냥 자기가 내키는대로, 마음가는대로.
해보고 아니면 아닌거고 좋으면 좋은거지 그런 부드러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이렇게 엄격하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나의 성격탓에 지금의 나를 만든 것도 있고. 나도 이 나이에 이뤄놓은 것도 꽤 많다.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게 좋을때도 있고 아쉬울때도 있다. 그런데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그런 실낱같은 희망은 조금씩 희미해져가고 있다.
이게 나이를 먹는 것일까.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을 더 잘 알게 될수록 어려워지는 인생이다.
조금 쉬고, 다시 생각을 해보자. 그러면 유연한 생각이 가능해질 것이고,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갈 그리고 나의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 일들과 생각들이 나를 찾아오지 않을까.
그럼에도 요즘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싶은 나날들의 연속이다.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근데 말이지. 나는 내 인생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나는 더 좋은 사람이 될 거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하게 찾고야 말거야.
언젠가는 웃으며 만날 그날의 나를 그려보며, 오늘은 조금 쉬어야 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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