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언제까지 여름이야!

에르제영 2024. 8. 19. 22:05

 

그래 예쁜 하늘은 좋다 이거야. 그런데 도대체 언제까지 여름이야!!!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길고 더운 것 같다. 원래도 여름을 끔찍히 싫어하는데 이번 여름은 켜켜히 쌓인 열대야의 밤 처럼 나를 괴롭힌다.

정말 너무 덥다. 덥고 습하다. 죽을 것 같다.

 

매일 되뇌이는 말. '안그래도 먹고 살기 힘든데 날씨까지...' 으악!!!

 

오늘은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다가 이런말까지 했다. "여름이 아직도 참고 있냐고. 어디까지 참나 보자고 저랑 씨름하는 것 같아요."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그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이 뜨거운 햇빛이 나의 등을 적시고 있었다.

 

집에서 지하철까지, 버스에서 집까지. 잠깐의 통근에도 모든 감정을 앗아가는 이런 날씨는 더 이상 못참겠다고요!

그런데도 신기한건, 한숨 자고 또 내일이 오면 내일의 내가 나름대로 잘 견뎌낸다는 것이다.

 

기사와 날씨 예보는 나를 겁준다. '역대 최장 기간의 열대야!' '오늘은 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가겠습니다.' 네에?! 지금도 충분히 덥거든요?

 

올해는 무슨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비켜가야하는데 양 옆의 난기류로 인해서 그 습하고 더운 바람이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나라를 가두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유난히 더운 날씨가 계속된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작년 여름은 이렇게까지 괴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과거의 기억이라서 희석이 된 것일까?

1년 12개월을 놓고 보면, 찰나의 2개월뿐인 여름이기에 가을, 겨울, 봄을 지나면서 여름의 기억들이 생각보다 덜 힘든 날들로 씻겨 내려간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주만 지나면 조금은 괜찮아질 날씨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 더이상은 못참겠다! 제발 여름아 이별하자...! 

내가 삭제하고 싶은 건 나를 괴롭히는 과거의 부끄러운 일들도 간혹 있겠으나, 여름만큼은 나의 사계절에서 지우고 싶은 마음이다.